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
“가장 가까운 사람이 범인이었다.” 혹은 “부모가 자식을 데리고 함께 죽었다.”
단순히 극적인 장치로만 보이기에는, 현실에서도 이러한 사건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왜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가장 깊은 상처를 받을까요?
왜 가까운 관계일수록 폭력이 심한가?
① 통제 욕구와 권력의 왜곡
가족,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는 상대를 더 많이 소유하고 싶고, 통제하고 싶은 심리가 생깁니다.
이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저항에 부딪히면 감정이 격해지고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② 감정 기복과 누적된 갈등
멀리 있는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말과 행동도, 가까운 사람에게는 쉽게 내뱉습니다.
감정이 자주 충돌하고,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쌓이면서 결국 폭력으로 표출되기도 하죠.
③ 학습된 폭력의 대물림
어릴 적 가정에서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 그런 방식이 ‘사랑’ 혹은 ‘갈등 해결 방식’이라 인식되기도 합니다.
폭력은 학습되고, 관계 안에서 재현됩니다.
④ 트라우마 본딩(trauma bonding)
고통을 주는 사람에게도 애착을 느끼게 되는 역설적인 심리.
이러한 관계에서는 벗어나기 어려워지고, 폭력조차 관계 유지의 일부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자살하는 심리: 왜곡된 보호 본능
“너무 사랑해서 데려간다.”는 말로 포장되는 극단적 선택에는 다음과 같은 심리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① 이타적 살해 (Altruistic Filicide)
부모가 아이를 세상의 고통에서 ‘지켜주겠다’는 잘못된 믿음 하에 살해하는 경우.
우울증, 망상, 정신병 등이 동반됩니다.
② 정신병적 판단 장애
현실 판단이 왜곡된 상태에서 ‘신의 명령’이나 ‘악령으로부터 구한다’는 식의 망상으로 자녀를 죽이기도 합니다.
③ 절망과 연장 자살
부모 자신이 세상에서 도피하려고 하면서도, 자녀를 두고 가는 것에 더 큰 죄책감을 느껴 ‘함께 떠나야 한다’는 비합리적 결정을 하게 됩니다.
연인 사이의 폭력: 사랑일까, 지배일까?
데이트 폭력도 같은 심리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가깝고 친밀한 연인 관계는 애정과 집착, 관심과 통제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을 '소유물'처럼 생각하게 되면 사소한 질투가 폭언이나 감시에 이어, 신체적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 “사랑해서 그랬어”
- “네가 딴 남자랑 말하니까 열받아서”
- “내가 아니면 널 누가 받아주겠어?”
이런 말은 애정이 아닌 정서적 학대의 언어입니다.
데이트 폭력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 감시와 통제: 누구 만나는지, 언제 연락했는지 확인
- 언어폭력: 비난, 무시, 모욕
- 신체적 위협: 밀침, 때림
- 심리적 고립: 가족·친구와 관계 차단
- 성적 강요와 협박
데이트 폭력의 핵심은 ‘사랑의 왜곡된 형태’
- 상대를 지배하고 싶은 욕구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것입니다.
- 실제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상당수는 “사랑하니까 이해하려 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 가족 간 갈등 조기 감지 및 개입
- 산후우울, 이혼, 실직 등 고위험 시기의 심리상담 지원
- 자녀가 위험 신호를 보일 경우 전문기관 상담 연결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연인과 가족 내 폭력과 비극.
그 속에는 복잡한 심리, 왜곡된 인식, 해결되지 않은 고통이 숨어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세심한 관심과 배려, 때로는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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