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옛날 간식을 여전히 좋아할까?
– 비비빅, 단팥빵, 소보루… 그 시절 그 맛의 비밀
“얘들아, 아이스크림 좀 사와. 엄마 것도!” 하면, 애들은 꼭 비비빅을 사온다. 요즘 편의점 냉동고를 보면 온갖 화려한 아이스크림이 가득한데, 왜 하필 비비빅일까? 더 신기한 건, 나도 비비빅이 좋다는 것. 요즘은 간식도 음식도 정말 맛있는 게 넘쳐나는데, 왜 우리는 자꾸 옛날 간식을 찾게 되는 걸까?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사람의 뇌는 낯선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호해요. 어릴 적 먹었던 간식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함께 저장돼 있어요. 예를 들어, 여름날 땀 뻘뻘 흘리며 엄마 손 잡고 마트에서 사 먹던 비비빅은, 그냥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엄마와의 시간', '시원했던 기분', '기다림 끝의 보상' 같은 다양한 감정이 함께 들어 있는 하나의 추억이에요. 그런 감정이 편안함을 주기 때문에 다시 찾게 되는 거죠.
선택이 적었던 시절의 절제된 풍요
요즘은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있어 오히려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반면, 어릴 적에는 선택의 폭이 좁았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더 특별했죠. 단팥빵, 소보루빵, 비비빅 같은 것들은 가끔 엄마가 사주는 소중한 간식이었어요. 그래서 그 시절 맛본 간식들은 '귀하고 소중했던 맛'으로 뇌에 각인되어, 지금도 그 맛을 찾게 되는 거예요.
입맛은 학습된다: 성장기의 미각 기억
사람의 입맛은 어느 정도 학습된 습관이에요. 특히 성장기, 즉 감수성이 예민하고 몸과 마음이 빠르게 자라던 시절에 자주 먹었던 음식은 평생의 취향을 결정짓기도 해요. 단팥, 앙금, 소보루 같은 맛은 당시엔 흔했고 자연스럽게 입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지금도 그 맛을 '좋은 맛'으로 느끼게 되는 거예요.
아이들은 왜 비비빅을 사올까?
엄마가 자주 먹는 걸 옆에서 본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그걸 기억해요. 엄마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면, 그건 '엄마의 간식'으로 머릿속에 저장되죠. 그래서 "엄마 것도 사와" 하면 망설임 없이 비비빅을 고르는 거예요. 아이들 눈엔 그게 엄마의 취향이니까요.
초코 vs 단팥, 당신의 선택은?
쌉싸름하고 진한 맛의 초콜릿, 달콤하고 포근한 맛의 단팥. 어떤 걸 더 좋아하느냐는 단순한 취향의 차이가 아닐지도 몰라요. 감성적으로 위로받고 싶을 땐 단팥, 집중과 에너지가 필요할 땐 초코를 찾게 되는 건, 어쩌면 우리 감정의 필요에 따라 맛을 선택하는 본능일지도요.
우리는 맛이 아니라, 추억을 먹고 있다
결국, 우리가 옛날 간식을 찾는 건 그 간식의 맛 때문만은 아니에요. 그 맛을 통해 다시 만나고 싶은 시절이 있고, 그 시절의 내가 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은 어떤 옛날 간식을 아직도 좋아하나요? 그 간식은 여러분에게 어떤 기억을 안겨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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